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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하루

Thank you for the music~♬

클래식 93.1 무지 맘에 든다..
예전에는 종종 듣던 채널이긴한데...
며칠동안 종일 듣고 있다..

대화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온종일 대화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 참 힘든거 같다..

아기가 태어나고... 며칠동안은... 모든 것이 다 생소하기만 하니..
정신도 없고.. 늘 챙겨보던 TV며.. 인터넷... 뉴스..
오로지 아기만 바라보고 있으니...

그냥 막연히 아기가 태어나길 기다리던 마음으로...
막연히.. 잘 키울 자신 있다며.. 당당하던 마음은 어디로 숨고...
그렇게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아무래도 내몸이 힘든 상태인데... 아기를 위해서 무언가 계속 해야되는데
무엇을 해야되는지 자체를 잘 모르니.. 두렵기만 했던 것 같다..
내 몸도 힘들고.. 육아에 대해 잘 모르고...
그리고 제일 힘들었던건 울 자기랑 대화를 전혀 못했던 것이
아마 심리적으로 더 외롭고 서럽고 그랬던 것 같다.

좀 정신을 차리고... 눈뜨자마자 라디오를 켜기 시작했다..
음악의 힘인가... 그래도 하루종일 틀어놓으면..

어느분의 것인지.. 어떤 장조인지.... 아무것도 모르지만..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클래식이 한참 날 위로해주고..
오후엔 잊고 지내던 판소리도 종종 나와주시고...
영화음악도 종종 나온다..

어제는 창밖에 비도 오는듯하던데..
love affair 도 흘러나오고..... ㅠㅠ 눈물이 또 주룩...


뭔가.. 수용소에 있다면 이런 기분일까..
하루하루 시간이 흘러간다기 보다는.. 나만 멈춰있는 기분...?

오늘은 그나마 몸도 개운하고... 불안함도 덜 한거 같다..

처음 며칠동안은 가만히 있어도 눈물만 흐르더니...
엄마가 된다는 것... 임신해있는 동안... 난 누구보다도 좋은 엄마가 되겠노라...
자신있게.. 다정하고 편한 친구같은 엄마가 될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 어느 가정보다 행복한 가정을 가꿀 자신이 있었다.

지금은 그 자신감이 주춤하고 있지만 다시 살아나도록 노력할거다..

지금은 모든것이 서툴기만하고... 두려운 것이 사실이다.
차라리 정답이 있는 공부라면... 좋겠다...  뭐가 맞게 하는 것인지.... 잘 하고 있는것인지..
모든 것이 다 새롭기만한데...  몇십년 세상을 살아온 나도...
지금 이 상황이 두렵고 당황스러운데.....

내 뱃속에서 마지막 주엔 고생을 했지만... 내내 편하게 있다가..
세상에 나온 가람이는... 나보다 더 두렵겠지..?

좋은 생각... 긍정적으로 잘 해보려고 노력은 하는데..
그래도 마음 한구석에는 계속 불안하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나보다...
젖도 잘 안돌고... ㅠ.ㅠ 에효

모든 일이 그렇듯이... 지나고 보면...
역시나 언제나 조급해하는 내 스스로의 마음이 문제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두려워한다고.. 걱정한다고 달라지는 것이 있었던가...
내 마음 먹기 나름인것을...

조급해하지 말자... 편하게 마음먹고 최선을 다하자.....
옛날 일을 떠올려보면.... 알잖아..?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 아는데.. 쉽게 평정을 찾기는 어려운것도 알잖아.. ㅠ.ㅠ 으쌰으쌰 ))


오랜만에 세상과 접속한 기분이다..
오늘은 가람이 탄생11일째..

(( 그래도 정말 이렇게 컴퓨터를 할 수도 있구나 싶다.. ^^ 
   아기때문에 정신없어서 아무것도 못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ㅠ.ㅠ ))

문득문득.. 시간을 달리는 소녀 장면이 떠오른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가람이와 만나게 되어 정말 행복하다.

그렇지만 그래도 내 손에 타임리프가 쥐어진다면...
우리 자기랑 단둘이... 데이트하며 즐기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오페라의 유령 음악 나온다...  All I ask of you... 아.... ㅠㅠ
우리 자기랑... 단둘이 뮤지컬 보게 될 날을 꿈꿔본다...